공사비 압박에 분양가 또 오르나…자재값 상승에 고환율까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환율이 1460원대에 이르면서 국내 건설 현장 공사비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낮은 원화 가치(고환율) 탓에 수입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통계청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 등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 수입 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6%를 기록한 후 12월 9.2%, 올해 1월 8.6%, 2월 6.9%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건설자재 가격 역시 요동친 셈이다.

이에 국내 건설공사비지수(2015년 100 기준)도 지난해 12월 130에서 올해 1월 131, 2월 131.04로 올랐다.

사진설명

국내 건설산업에선 목재와 석제품 등을 제외하면 완제품 수입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건설자재 원재료의 경우 수입 비중이 커 환율 상승이 직간접적인 공사비 상승을 초래한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수입 자재는 연간 또는 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상승 영향이 후반영되면서 앞으로 공사비 상승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에 따라 공급망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입주일이 정해져 공사 기한 준수가 중요한 주택 공사 현장의 경우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사 기간이 지연될 시 법적·금전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정연 측은 “대체재가 상대적으로 적은 자재나 수입에 의존하는 자재, 재고 관리가 어려워 주문 후 생산하는 자재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건설용 중간재의 국내 물가지수는 그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고환율이 전체 공사비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 제한적인 상태다. 건설용 중간재 국내 물가의 경우 상승률이 올 1월 0.2%, 2월 0% 등을 기록하고 있다.

건정연은 건설 경기 부진이 계속될 경우 자재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가격 안정화 가능성을 점쳤다. 환율이 오르더라도 수요가 줄면 건설자재 가격은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고환율이 지속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 둔화가 심화할 수 있으며 건설 수요가 줄어들며 민간 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침체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rror: 더블클릭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