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팔려야 이사를 가죠”…입주전망지수 2년 만에 ‘최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수 심리가 계속 악화하며 2월 서울 아파트 입주 전망 지수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이번 달 서울의 아파트 입주 전망 지수는 전월 대비 12.2포인트 하락한 75.8로 나타났다.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다.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하며 100을 기준점으로 100 이하면 입주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고, 100 이상이면 긍정적 전망이 많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작년 10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12포인트대로 대폭 떨어지기도 했다.

이번 달 지수는 2023년 2월(73.1)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이를 포함한 수도권도 2.2포인트(72.0→69.8) 내렸다. 인천(68.1)이 3.9포인트, 경기(65.3)가 1.5포인트 각각 올랐지만 서울의 하락 폭이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5대 광역시(9.2포인트)와 도지역(9.4포인트)은 지수가 상승했다. 5대 광역시의 경우 울산(75.0) 13.9포인트, 대구(83.3) 15.3포인트, 대전(72.7) 11.6포인트, 광주(64.2) 5.4포인트, 부산(75.0) 5.5포인트로 모두 올랐다.

도 지역에서는 강원(69.2→62.5)과 충북(81.8→75.0)만 내리고 나머지는 모두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입주 전망 지수는 75.6으로 7.2포인트 상승했다.

주산연은 지방의 아파트 입주 전망 지수가 상승한 것은 두고 지난달 정부가 지방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한 데다, 지수가 지난 두 달간 대폭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탄핵정국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안 요소가 상존하고 있고, 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향후 부동산 시장이 계속해서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요인이다.

지난달 전국 입주율은 63.5%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떨어졌다. 수도권 중 서울(81.4%→82.5%)은 1.1%포인트 소폭 상승했지만 인천·경기(79.1%→ 69.9%) 입주율은 9.2%포인트 내렸다.

비수도권은 광주·전라권에서 8.7%포인트(57.3→66.0%)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주택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42.1%)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잔금대출 미확보(26.3%), 세입자 미확보(21.1%), 분양권 매도 지연(5.3%) 등이다.

주산연 관계자는 “지난 하반기 입주전망지수 기준치(100)를 상회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왔던 서울마저 70대를 보일 정도로 주택 사업자들의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rror: 더블클릭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