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더힐은 100억 찍고 재건축도 들썩…“서울 집값 상승폭 꺾인거 맞아?”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실시되며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누그러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선호 지역에서는 여전히 고가 아파트 거래가 속속 체결되며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현금 부자들의 경우 대출 규제 영향에서 자유로워 선호 지역은 규제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주(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 결과, 이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7% 오르며 33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폭은 10월 둘째주 이후 3주 연속(0.11%→0.09%→0.08%→0.07%) 둔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재건축 단지와 지역 안 선호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자 관망세로 매물이 적체되는 등 상승폭은 전주 대비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였지만 고가 아파트 거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가 아파트인 PH129 전용 235㎡는 지난달 10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상 가장 비싼 단지이다. 연예인 장동건·고소영 부부와 유명 입시학원 강사 현우진, 골프선수 박인비 등 유명인이 다수 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울 용산구 고가 아파트 한남더힐 전용 235㎡도 지난달 100억원에 손바뀜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엔 톱스타 소지섭, BTS 진, 김태희·비 부부 등이 사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강남구 재건축 대어인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전용 183㎡도 지난달 81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처럼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고가 아파트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건 자산가들의 경우 규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아파트는 부자들이 부를 잘 들어내지 않고 안전하게 ‘축장’할 수 있는 ‘머니 저장창고’”라며 “이런 축장 행위로 집을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고가 아파트 시장과는 별개로 부동산 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아 당분간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 위원은 “시장 거래량이 7~8월 대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이 바닥을 다지며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아파트 실거래가격 잠정지수는 –0.47%를 나타냈다. 만약 이 같은 하락이 이번달 공개되는 확정치에서도 확인되면 서울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작년 12월(-1.13%) 이후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