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2년새 35조 줄었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위한 자금 대출과 임대주택 공급에 활용되는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2년 새 35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줄어들고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국민주택채권 발행이 감소한 탓이다. 야당이 5월 통과를 강행하려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선구제 방안으로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어 만약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주택도시기금 재정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30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13조9000억원으로 2021년(49조원) 대비 35조원1000억원 줄었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 가입자의 예금과 주택 구매 시 발행되는 국민주택채권 발행액 등으로 조성된다. 그런데 청약통장 가입자는 올해 3월 기준 2697만 4032명으로 작년 초 대비 76만5200명 줄었다. 청약저축 납입액도 지난해 말 14조960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조5000억원 감소했다. 주택 거래가 감소하며 국민주택채권 발행액도 지난해 말 13조3717억원으로 1년 새 1조원이 줄었다.

반면 주택도시기금 쓰임새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출산 2년 이내 무주택 또는 1주택 가구에게 지원하는 신생아 특례대출의 재원이 주택도시기금이다. 여기에 정부는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요건을 1억3000만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해 주택도시기금 소요가 더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안정을 위해 사업장을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전환할 때도 기금이 사용된다.

이런 가운데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될 경우 피해자의 보증금 선구제를 위해서도 주택도시기금이 쓰이게 된다. 적게는 4000억원에서 많게는 4조원까지 기금 사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선구제 후회수 지원 기관인 HUG의 비용 소요도 문제로 떠올랐다. 이날 HUG가 주최한 ‘전세사기 특별법 토론회’에서 최우석 HUG 경공매지원센터 팀장은 “채권 회수 업무를 실제 진행하다 보면 공사에서 운영비용 등 부대비용이 1000억원에서 3000억원 가량 지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금 또는 재정 지원이 없다면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