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수분양자, 계약취소 손배 소송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이행강제금이 올해 연말부터 부과될 예정인 가운데,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생활형숙박시설·이하 생숙) 수분양자들이 건설사와 분양대행사 등을 상대로 계약 취소를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23일 법조계와 한국레지던스연합회 등에 따르면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수분양자 416명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롯데건설과 분양대행사, 시행사인 마곡마이스PFV를 상대로 사기분양 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분양한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5개 동, 총 876실 규모 생숙이다.

수분양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정세 최진환 변호사는 “관계 법령과 그동안의 생숙 사태 발생 결과를 검토해본 결과, 사태의 근본적 책임은 정부나 지자체가 아니라 주거시설이 대거 들어서면 안 되는 상업지구에서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단 한번도 포함된 적 없는 생숙을 사실상 준주택으로 불법분양한 사업자들에게 그 책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생숙 사태를 정당하게 푸는 해결책은 사업자들의 자진리콜인데, 사업자들이 소비자들로부터 기습적으로 받은 확인서 등 약관을 핑계로 자신들의 면책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을 통해서라도 강제리콜 같은 소송결과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분양자들은 2021년 분양당시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실거주를 할 수 있는 대체 상품으로 홍보했다고 강조했다. 한 수분양자는 “당시 르웨스트는 일반 아파트, 오피스텔과 달리 다주택자 중과 규제 등을 피하면서도 장기안정형 위수탁계약 방식으로 수분양자나 임차인이 실거주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체상품이고, 신혼부부에겐 내 집 마련의 기회라는 사업자들의 홍보에 속아 분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생숙은 취사가 가능한 숙박시설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집값 급등기 시절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투기 수요가 몰리자 정부는 생숙을 숙박업 신고 대상으로 명시하고 주택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2021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국토부는 시행령 개정과 함께 지난해까지 생숙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특례 기간을 부여했지만 용도를 변경한 곳은 9만8000가구 중 2%에 그쳤다. 오피스텔 건축 기준이 생숙보다 까다로워 용도 변경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본래 지난해 말부터 이행강제금(매년 공시가격의 10%)을 부과하려 했으나 이를 올해 말로 유예해놓은 상황이다.

롯데건설측은 주택용도로 사용할 수 없음을 이미 분양 공고 시점부터 안내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분양공고 및 분양계약서 상 생활형 숙박시설로서 주택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이를 위반시 처벌 및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음이 명기돼있었으며, 이에 대해 분양계약자 개인별로도 확약서를 징구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