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팍도 시세보다 싸야만 낙찰…경매 ‘찬바람’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한강변 대표 아파트도 시세보다 싼 가격이 아니면 외면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를 버티지 못해 경매에 넘겨지는 아파트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경매가 진행됐다. 한강변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는 최근 래미안원베일리가 준공되기 전까지 반포동 대장주로 꼽힌 단지라 낙찰가에 관심이 쏠렸다.

최종 낙찰가는 34억3560만원. 지난 9월에 체결된 직전 실거래가와 비교해 1억6000만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직전 실거래 매물에 비해 층과 향이 나은 가구임을 고려하면 저렴한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이 매물은 이날 경매에 앞서 두 차례나 유찰되기도 했다. 애초 감정가가 42억원이었는데 한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33억6000만원으로 떨어진 채로 지난 1월 경매가 진행됐지만 역시 외면 받았다.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가 약 10억8126만원에 낙찰됐는데 역시 지난 11월 성사된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50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이처럼 최근 경매시장은 시세보다 확연히 저렴한 물건이 아니면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한동안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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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매 데이터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28.5%를 기록했다. 지난 10월(26.5%)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7월(37.9%) 이후 상승세가 꺾여 4개월 만에 9.4%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1월 낙찰가율은 80.7%로 10월 대비 6%포인트 급락했다.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경매에 넘겨지는 매물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81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난 11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829건인데 지난해 11월에 비해 무려 48.6% 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반적으로 높지 않았고 그나마 강남권이 끌어올리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금리가 꺾이지 않고 있는데다 특례보금자리론도 일반형은 이미 종료했고, 우대형은 내년부터 종료되기 때문에 매수 심리가 살아날 유인이 없어 경매에 나오는 아파트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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