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구축 엄마들 이제 좀 웃으려나…3개단지 50층 ‘시동’
지어진 지 40년 가까이 된 서울 강남구 개포 경남·우성3차·현대1차 아파트가 최고 50층 안팎의 234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재건축 된다. 양재천을 품은 친환경 단지로 탈바꿈 할 전망이라 주목된다.
17일 서울시는 개포택지개발지구에 포함돼 있는 이들 3개 단지를 통합 재건축하는 신속통합(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민간과 재건축 정비계획안 초안을 함께 만드는 제도다. 1980년대 본격 개발된 개포택지지구에 속한 3개 단지는 1984년 1499가구 규모로 준공됐다. 이 중 현대1차 아파트가 2017년 재건축을 먼저 진행했다.
하지만 지역 기반시설을 전반적으로 정비하고 효율적인 건축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연접한 경남·우성3차 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게 됐다. 문제는 3개 단지 주민들 간 이해관계가 달랐다는 점이다. 이해관계 조정에 난항을 겪으며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작년 10월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며 재건축 사업이 다시 물꼬를 트게 됐다.
이번에 마련된 기획안에 따르면 개포 경남·우성3차·현대1차 아파트는 최고 50층 안팎의 2340가구 규모로 재건축 된다. 최고 높이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하는 경우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전체 가구 수도 향후 구체적인 정비계획안을 짜는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
특히 3개 단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계획 지침이 세워진 게 눈길을 끈다. 단지 안에 남북으로 통경구간(30m)과 공공보행통로를 계획한 게 대표적이다. 주변 단지까지 연계해 양재천과 대모산으로 이어지는 개포지구의 통경·보행축을 설정했다.
대상지 안에 개일초, 구룡초·중, 개포고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통학 환경을 고려해 3개 단지 간 서로 연결되는 보행 동선을 만들었다. 공공보행통로 초입부에는 공원을 배치했다. 개포지구의 주요 생활 가로로 활용되고 있는 개포로를 중심으로는 근린생활시설(상가)을 집중 배치한다.
양재천 북측 도곡 생활권과 개포 생활권을 보행으로 연결하는 계획도 담았다. 서울시는 양재천 남측 개포지구에서 지하철 3호선과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도곡역, 타워팰리스 방향으로 보행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는 8차선인 영동3교, 4차선인 영동4교 옆 보도를 이용하거나 양재천으로 내려가 건너가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에 양재천 입체 보행교를 계획했다. 도곡 생활권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보행 약자를 배려해 단차 없이 2개의 생활권이 연결되도록 구상한 것이다. 나아가 대모산~양재천으로 이어지는 공공보행통로와 연결해 보행 활성화를 유도한다.
단지 내부적으로도 양재천과 바로 맞닿아 있는 입지적 장점을 살리고자 했다. 현재는 경남아파트가 양재천변과 나란한 판상형 배치라 천변이 가로막혀 있다. 앞으로는 양재천변의 60m 구간을 수변특화 배치구간으로 계획해 친환경 열린 경관을 형성할 방침이다. 양재천변 주동의 간격을 넓혀 공원이 단지 안 조경과 하나로 이어지도록 설계하기도 했다. 저층부에는 개방형 주민공동 이용시설을 넣는다. 도서관, 휴식공간, 게스트하우스, 키즈카페 등이 들어서 천변 거리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3개 단지 주민이 뜻을 모아 통합 재건축을 제안하고 서울시가 이를 수용함에 따라 주변 도시와 조화로운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개포지구 양재천 남측 단지들이 순차적으로 재건축을 앞둔 만큼, 이번 통합 재건축이 타 재건축단지의 모범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