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한번 보시죠”…아파트 매물 크게 늘었다는데
집주인들이 보유 주택을 팔기 위해 부동산에 내놓은 서울 아파트 매물 수가 2개월 만에 1만개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중개사들이 매매를 위해 등록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6만399개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6일 서울 아파트 매물이 5만 10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달 새 20.6%(1만299개) 증가한 것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울 광진구 아파트 매물이 1361개로 2달 전 대비 45.2% 늘어나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그 외에도 강남구(29.5%), 서초구(27%), 중구(26.2%) 등의 매물 증가폭이 컸다. 집주인들이 매매를 위해 내놓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작년 10월 초 6만개를 넘어선 뒤 꾸준히 감소해 1월 말 5만개 아래로 내려온 뒤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세 매물은 감소 추세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5544개로 2개월 전(5만2358개) 대비 7000개 가까이 줄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전세 매물이 2개월 전과 비교해 36.2% 줄었고, 마포구(-28.7%), 강동구(-25.1%), 강서구(-23.9%) 등도 전세 매물이 크게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반면 매매 거래를 위한 매물이 늘어나는 이유는 올해 초부터 거래량이 다소 늘기 시작하며 집주인들이 전세로 내놓았던 매물을 다시 매매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월 761건으로 바닥을 찍은 뒤 12월과 1월엔 다시 1000건을 넘겼다. 2월엔 매매 거래량이 더 늘어 이달 말 집계가 완료되면 2000건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량은 증가 추세지만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가격은 큰 차이를 보이며 매물이 누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세금과 대출 규제 등을 완화한데 이어 올해 아파트와 연립주택과 같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 가까이 하락하며 보유세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종부세 부담이 완화됐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완화도 연장됐기 때문에 매물은 늘어나도 가격은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다만 현재 금리가 여전히 높고, 경기 침체 우려도 크기 때문에 매수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기 어려워 매물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