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노량진 …’알짜 재개발’ 물밑 수주전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서울 알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노리는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한남, 여의도, 노량진 등 사업성이 양호한 곳을 두고 대형사들의 물밑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핵심 입지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 수주에 GS건설과 삼성물산, 현대건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동 278-4 일대를 재개발해 공동주택 총 299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에 따르면 일반분양은 약 800가구가 예상된다. 노량진뉴타운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3구역과 함께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인접해 있어서 가장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7월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한 상태이며 상반기 내 인가를 거쳐 오는 6~7월 사이에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평(3.3㎡)당 공사비는 700만원을 넘기지 않는 선으로 입찰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3㎡당 공사비를 70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총공사비만 약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도 사업성이 양호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사업장”이라며 “분양 시점에는 시장 상황이 달라져 있을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유망한 사업지”라고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여타 사업장에 비해 관심이 깊은 편이 맞는다”며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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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개발로 수혜가 예상되는 강북 대표 뉴타운인 한남뉴타운도 대형 건설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지역이다. 한남5구역 재개발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 총 6개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약 2500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인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 중에서도 한강과 인접한 면적이 가장 넓고 비교적 평지로 구성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교통심의 단계로 시공사 선정까지는 다소 절차가 남은 상황이지만 입지적 장점 때문에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공을 들이고 있다.

인접해 있는 한남4구역도 마찬가지다. 건축심의를 앞두고 있는 단계인데 사업 초창기부터 공들여 온 현대건설을 포함해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관심을 표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강변 재건축 단지인 여의도 한양, 시범, 광장아파트 등도 시공권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시공사 선정을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하도록 돼 있는데 시는 조례를 개정해 오는 7월부터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본격적인 수주전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반면 정작 실제 입찰 과정에서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거나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을 진행하는 사업장들도 나오고 있다.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은 최근 입찰을 진행했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돼 2차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당8구역도 두 차례 유찰로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정비사업 수주 경쟁 역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황기에는 대단지는 물론 소규모 재건축·재개발도 경쟁이 치열했지만 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는 반면 고분양가는 외면받다 보니 사업성을 보다 깐깐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수지를 분석할 땐 결국 사업성을 결정짓는 비례율이 높아야 메리트가 있는데 최근에 집값은 크게 떨어지는 반면 공사원가는 오르다 보니 사업성이 악화되는 사업장이 많아지고 있다”며 “건설사로서도 ‘정말 될 곳’만 골라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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