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잣돈 몽땅 털렸어요”…전세사기 피해자 70%는 2030
빌라왕 사건과 같은 전세 사기 피해자의 70% 가까이가 20·3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이하의 경우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고, 자금 여력이 부족해 전세 사기 위험이 높은 연립·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세보증금 피해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2차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설명자료엔 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106건에 대한 분석 내용이 담겼다. 전세 사기 피해자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30대가 50.9%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대 17.9%, 40대 11.3% 순이었다.
피해자의 절반 이상(52.8%)은 서울에 거주했다. 인천(34.9%), 경기(11.3%)에서도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다. 국토부가 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전세사기 추정 거래액은 171억원에 달한다. 피해자 한 명당 약 1억6000만원의 전세 보증금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선 보증금 반환 절차를 앞당길 계획이다. 임차권 등기가 완료되기 전 보증금 반환 심사를 먼저 진행하는 사전심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지급받는 기간이 1~2개월 가량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들을 위한 법률·금융 지원에도 나선다.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 머물 곳이 없어진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연 1%대로 가구당 최대 1억6000만원을 지원한다. 피해자들은 우리은행 전 영업점을 통해 긴급 저리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또 HUG의 강제관리 주택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공실을 임시거처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정보의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오는 4월부터는 계약 과정에서 임대인 동의 없이 세입자가 집주인의 미납국제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또 1월 중엔 은행이 대출 심사 과정에서 임대차계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 시범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