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 다음주 ‘남북전쟁’…강남 둔촌 vs 강북 장위
연말을 맞아 서울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단군 이래 재건축 최대어’라는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일반 분양 일정이 다가오면서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이달 5일 특별공급, 6일 일반분양 접수를 받는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1만2000가구 규모 대단지로 특별공급, 일반분양 물량이 각각 1091가구, 3695가구에 달해 청약 대기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뿐만 아니라 ‘강북 최대어’로 꼽히는 ‘장위자이 레디언트’도 일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 강북구 장위동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전체 2840가구 가운데 1330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이 가운데 특별공급과 일반분양은 각각 374가구, 956가구 규모다.
두 단지는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청약이 가능하다. 두 단지 모두 오랜 기간 청약 대기자들의 기대를 모은만큼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두 단지의 일반분양 가구수를 합하면 6116가구 규모가 된다. 지난 해 서울 일반분양 아파트 가구수가 2902가구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두 단지 일반청약 규모가 수요자들에게 얼마나 반가운지를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면적 59㎡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규제 완화를 통해 중도금 대출 허용 분양가를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확대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해당 전용면적 분양가는 10억원 수준으로 책정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모든 타입 분양가가 12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둔촌주공의 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자기 자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전용면적 59㎡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올림픽파크 포레온 향후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묻지마 청약’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하기 때문이다.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도 중도금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면적 59㎡ 중도금 대출은 내년 6월부터 3개월마다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실행된다. 분양가의 60%를 여섯 번 나눠서 납입해야하고, 중도금 대출금리는 내년 상반기 기준으로 정해진다.
분양가와 중도금 대출 금리를 각각 10억원, 7%로 가정하면 전용면적 59㎡ 입주까지 부담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는 모두 4000만원에 달한다. 입주는 2025년 1월로 예정된만큼 그때까지 중도금 대출 이자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지만 ‘옵션비’까지 감안하면 ‘숨은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중도금 출이 불가능해 59㎡보다는 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만큼 당첨자가 고려해야 할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서울은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둔촌주공은 마지막 기회”라면서 “금리는 상황이 나아지면 변하므로 내 소득이 감당 가능한 수준의 대출이라면 청약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청약대기자 입장에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보다는 ‘진입 장벽’이 낮다는 평가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9억원 초반에서 9억원 중후반대로 책정됐다.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달리 84㎡에서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이 단지는 계약금 10%·중도금 50%·잔금 40% 일정에 중도금 이자후불제 조건이 적용된다. 1억원 가량의 계약금을 부담할 수 있으면 잔금을 치를 때까지 추가적으로 드는 비용이 없는 셈이다. 최근 금리가 급등해 수요자들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중도금 이자후불제는 청약 대기자들이 가장 기다린 혜택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다. 특히 서울 분양단지가 계약금 10%·중도금 이자 후불제가 도잇에 적용되는 분양단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입주 가능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있다는 점도 신청자들에게는 고려 대상이다. 당첨되더라도 잔금이 부족하면 전세를 놓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만큼 대출 가능액이 얼마인지를 꼼꼼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인상으로 매수세가 줄었지만, 금리가 추가로 오르지 않게되면 수요자들은 다시 움직이고 주택가격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두 아파트 모두, 실거주와 함께 장기보유가 필요한 만큼 자금계획을 잘 세워 청약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단지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며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까지 완화돼 실수요자들의 청약열기가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