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소유한 아파트가 있다”…벌써부터 들썩이는 분당 집값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지정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 성남시 분당과 과천시에서 연일 신고가 거래가 발생해 주목된다. 재건축 추진 기대감도 큰 곳이라 토허구역 풍선효과가 분당과 과천에서 나타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둘째주(1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성남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상승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전주 대비 성남시 수정구는 0.2%, 분당구는 0.13% 올랐다.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이 전주보다 0.01% 하락한 것과는 대조된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전주와 동일한 0.08%에 그치기도 했다.
실제 분당에선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샛별마을·양지마을·시범우성·현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양지마을 6단지 금호청구는 지난달 29일 전용면적 59.94㎡가 10억3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같은 달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 84㎡도 17억7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었다.
양지마을은 유력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유한 단지로 유명하다. 시장 일각에선 이를 토대로 정권이 바뀌어도 재건축 사업은 꾸준히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을 품기도 한다. 다만 제자리 재건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이 변수다.
샛별마을 우방아파트 전용 57.28㎡는 지난달 26일 10억2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작년 10월 동일 평형이 8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4000만원(15.9%) 오른 셈이다. 서현동 시범우성 전용 59.73㎡ 역시 지난 5일 1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깼다. 주민대표단 선출 절차가 이어지는 등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수정구 창곡동에 위치한 산성역자이푸르지오 2단지는 지난 5일 전용 74.92㎡ 매물이 11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11월 거래(9억3000만원) 대비 20.4% 오른 가격이다.
이번주 과천 아파트는 매매가격(0.35%)과 전세가격(0.34%)이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과천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0.19%)보다 상승폭이 커지기도 했다. 과천시 원문동에 위치한 래미안슈르에선 지난 3일 전용 59.97㎡가 이전 거래(15억9000만원)보다 5000만원(3.1%) 오른 16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원문동에 있는 과천위버필드에서도 전용 84.98㎡가 지난달 28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당과 과천은 토허구역 확대 지정에 따른 수혜지로 볼 수 있다. 강남권 대체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재건축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천에서도 주공4·5·8·9·10단지가 재건축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한편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며 세종 아파트값(0.04%)이 상승 전환한 것도 눈길을 끈다. 세종 아파트 하락세가 멈춘 건 작년 9월 넷째주 보합(0.00%)을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아예 상승세를 보인 건 2023년 11월 둘째주(0.1%)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에 대한 공약이 나오는 영향이 크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