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판자촌 구룡마을, 최고 25층 3520가구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오래된 판자촌인 구룡마을이 최고 25층 높이, 352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재개발된다.
31일 서울시는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포 도시개발구역(구룡마을) 개발계획 변경안과 경관심의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개포동 567-1번지 일대에 있는 대상지는 비닐, 판자, 부직포 등으로 지어진 무허가 판자촌이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서울 곳곳이 개발되며 쫓겨난 철거민들이 자리 잡으며 형성됐다.
화재와 풍수 등 재해에 취약해 지난 2011년부터 도시개발 사업이 추진됐지만 갈등으로 인해 지지부진했다. 2016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에야 도시개발 구역으로 지정되고 개발 계획이 세워졌다. 애초 계획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최고 20층 높이 아파트 2838가구를 짓는 것이었다. 용적률은 160~170%가량만 적용됐다.
하지만 서울시장이 바뀐 후 시정 방향이 보존에서 정비사업 활성화로 전환됐다. 이번 결정은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이뤄졌다. 먼저 용도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 지역으로 올린다. 용적률을 230~240%가량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대모산과 구룡산 경관을 보전하기 위해 최고 층수는 20~25층으로 제한한다. 산과 연접한 주동은 주변 경관을 고려해 15층 이하로 짓는다.
용적률과 높이가 오른 만큼 전체 가구 수도 3520가구로 늘어난다. 분양 주택이 1813가구, 임대 주택이 1707가구 공급될 예정이다. 기존 계획보다 682가구가 더 공급되는 셈이다. 임대 주택 증가분의 일부는 신혼 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Ⅱ 물량으로 풀 계획이다. 서울시는 최근 저출생 극복 방안으로 자녀가 없는 신혼 부부와 예비 신혼 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Ⅱ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기존 소형 위주 임대 주택 평형도 확대한다”며 “서울형 건축비를 적용해 임대 주택 품질을 개선함으로써 주거 환경 개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변경된 내용을 반영해 개발계획 변경 고시를 진행한다. 올 하반기 중으로 실시계획 변경을 인가하는 게 목표다. 현재 진행 중인 보상 절차가 잘 마무리되면 이르면 내년 착공될 전망이다.